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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삶 이야기(부제: 아내로 그리고 엄마로) (12)
헤일리의 삶쓰기

나는 천천히 브런치 글을 작성한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무조건 2-3개의 글을 발행해야지라고, 마음먹었었는데, 그 것 자체가 속박이 되어서내 스스로 글 쓰는 행위 자체를 즐기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브런치에 들어가는 게 점점 무서워져 갔고, 하얀색 빈 공간이 점점 공포스러운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번에는 의무감에 쓰는 글 쓰기가 아닌, 정말 쓰는 고통보다 쓰지 않는 고통이 더 심할 때, 그 마음이 동할 때마다 쓰기로 마음 먹었다. 글쓰기를 통해 그 고통을 덜어보겠다는 생각이 나의 작가신청 버튼을 눌렀을 때의 초심이었다. 비록 예전의 나의 브런치보다는 글의 업로드 주기가 드문드문하고, 발행된 글도 적겠지만, 하나하나의 글이 나의 고통을 용기 있게 바라보며, 독자들도 이를 통해 ..

지난 시간들을 생각해보면, 하고 싶은 것들을 어떻게 하든 참아오며 살았다.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런 마음과 동시에 부정적인 생각들이 올라와서 나를 괴롭혔다. '엄마, 아빠가 싫어하실 거야.' '공부해야지 무슨 시간이 있어서.' '돈 많이 드는데, 나중에 니 손으로 돈 번 다음에 해.' '어차피 잘하지도 못하는 거 왜 하려고 해.' 특히나, 이런 생각들 중에서도 '돈'이라는 게 가장 큰 발목을 잡았다. 항상 돈을 아껴야 한다는 생각과 동시에, 돈이 많이 들 것 같은 것들은 무조건 피하고 보는 내 성격 때문이기에 나는 하고 싶은 것들을 온전히 즐길 수 없었다.왠만하면 아무것도 하지말고, 공부만 하자가 나의 인생의 목표였던 것 같다. 공부하는 건, 생각보다 딱히 돈이 들지 않기에. 그렇..
꽤 오랜 시간 동안 티스토리에 글을 쓰지 못했어요.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될지 막막한 상황 속에서 제 자신을 다잡으면서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었어요. 익명 아닌 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쓰다가도, 저는 가끔씩 제 가족들이 이 곳을 찾아내서 저를 헤집어 놓지 않을까 걱정을 합니다. 그래서 사실 얼마 전까지도 카카오톡도 안 했어요. 제 커리어 관리를 위해 열심히 관리하는 링크드인에 제 아버지와 동생이 시시때때로 염탐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들을 차단해버렸어요 (저와 제 남편에게는 연락 한번 안 하며 제 남편과 제 프로필을 들락날락 한 기록이 남아있더라고요.). 예전 브런치 폭파(?) 사태와 같이 솔직한 내 공간을 침해받고 스토킹 당할까 봐 매번 전전긍긍했어요. 지금도 혹시나 나를 찾아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안..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운전을 못하는 나는 남편이 없으면 꼼짝없이 집에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그래도 딱히 불편한 건 없다. 다행히 남편이 출장 가기 전 코스트코에서 식량을 많이 사다 두어서, 나가지 않아도 먹을 것이 많다.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하고, 운동하고, 코딩 하다가, 간단히 점심 먹고 다시 책 읽고 글 쓰고, 자기 전에 다시 운동하고.. 그냥 일상적인 하루의 반복이었다. 사실 남편이 없다 보니, 외로움이 보편적 일상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졌다. 아들은 내 옆에서 오후 내내 거의 자고, 나는 정적 속에서 홀로 타자를 칠 뿐이었다. 공허한 집 안에 찬 기운만 맴돌았다. 그래서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한 비책으로 찬장에 숨겨둔 '불닭볶음면' 하나를 끓여먹었다..

쓰고 있던 몰스킨을 창고에 넣어두고 새 몰스킨을 꺼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나는 항상 몰스킨에 오늘 해야 할 일을 적는다. 우선순위를 중심으로 가장 중요한 일을 1번 할 일로 적고, 그 이외에 굳이 오늘 안에 끝내도 되지 않을 일들은 9번이나 10번에 적어둔다. 할 일도 카테고리가 있다. 연구할 일/ 이메일 보낼 일/ 집안일할 일/ 운동할 일 이렇게 4가지로 나뉘는데, 각 카테고리 별로 해야 할 일들을 최대한 자세히 적어두었다. 그리고 내가 성취할 때마다 체크를 했다. 그렇게 작은 것들의 성취로부터 내 존재를 확인했던 것 같고, 그렇게 작은 성취들을 이루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큰 목표에 다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부모님은 항상 내게 말했다. 큰사람이 되라고. 큰 사람이 되어서 너의 이름을 세계에 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일탈이라고 할 수 있는 결정을 해놓고도, 나는 예전보다 더 잘 먹고 잘 잔다. 악몽을 더 이상 꾸지도 않고, 아침마다 무거운 짐을 안고 일어나지도 않는다. 꽤 몇 년 동안 아침이 오는 게 두려웠다. 오늘도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교수님들에게 혼나지 않을까, 영어는 입 밖으로 잘 나올까, 혹여 영어로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그날 하루가 기대와 기쁨으로 가득 차기보다는 두려움으로 가득했었다. 그래서인지 아침에 이불 밖으로 나오는 것 내게는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그저 누워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을 하기에 내 기력은 충분치 않게 느껴졌다. 인정하기 싫어도 나는 우울증인 것 같았다. 매사에 의욕이 없고, 항상 주눅 들어 있었다.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하다가도 나는 안될 거야..

내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 물어보면, 항상 박완서 작가님이라고 대답한다. 작가님이 세상을 떠나셨을 때 나는 너무 슬펐고, 한동안 박완서 작가님 앓이를 하며 읽었던 책을 또 읽곤 했다. 다시 그녀의 새로운 이야기를 못 들을 테지만, 그래도 책으로라도 남아있기에, 언제라도 내 책장에서 그녀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편과 짧은 연애기간 동안 나는 여러권의 책을 선물해줬다. 내가 읽었던 책 중에 정말 좋았던 책들을 선별해서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책 앞장에 왜 내가 이책을 선물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짤막한 글귀를 써서 주었다. 사실 나는 한국에서부터 전자책이 나온 것들은 전자책으로 사보았다. 출퇴근 시간 만원 지하철에서 책을 펴 읽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나는 오며 가며 휴대폰으로 쉽게 읽을 수 있게 ..
브런치를 다시 시작하게되었다. 이번에는 못 찾겠지라는 생각으로. 브런치를 시작하니,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조그만한 시작이지만, 작가가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남편에게 나는 수없이 이야기했다. "내 이름으로 된 책 하나가 있었으면 좋겠어." 사실 박사를 시작한 것도, 논문을 퍼블리쉬하면 내이름으로 된 저작물이 나온다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했다. 내이름으로 된 책을 만들기엔 용기도 재능도 없는 것 같으니, 논문으로 대체하자고 생각했다. 하지만 논문이란 저작물은 내가 생각한 글쓰기와 다른 글쓰기를 요구했다. 내 감정이 들어가기보단 사실에 기반한 문장만 쓸 수 있었으며, 이 문장을 뒷받침한 레퍼런스를 찾는데에 수많은 시간을 쏟았다. 논문이란 글쓰기를 통해서는 나의 투명한 감정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오히려..